기술적 표준의 중요성 (짧은글)

작성: 2026년 8월 17일

며칠 전 있었던 일이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목적지에 도착을 해서 내리려는 찰나, 한 여성분이 다급히 나를 불러 물었다.

“혹시 보조배터리 가지고 계신가요? 제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서...”

상당히 난처한 눈치였다. 들어보니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떨어졌기 때문에,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마침 보조배터리가 배낭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흔쾌히 꺼내 빌려드렸다. 나름대로 선행을 베푼다는 사실이 기쁘고 뿌듯했다. 미사용 자원의 활용이라는 관점에서도 꽤 효율적인 상황이라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엇 혹시 이거 C타입인가요? 저는 아이폰 쓰는데.”

그렇다. 그 분의 휴대전화는 라이트닝 단자가 탑재된 아이폰으로, C타입 충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C타입 USB로 모든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나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결국 그 분은 배터리를 눈앞에 두고도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없었다. (팀 쿡 만세!)

그곳이 서울시 지하철이어서 망정이지, 만일 무인도에 표류하던 도중에 저런 일이 발생했다면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표준적인 기술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끝.

p.s. 블로그가 의도한 것 이상으로 진지해지는 것 같아서, 앞으로는 짧고 장난스러운 글도 많이 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