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주도한 '쌀먹'의 세상: 지속 가능성은?

작성: 2026년 6월 23일

광고를 피하려면 돈을 지불하세요

오늘은 Youtube Premium 정기결제일이다. 나는 2024년 2월부터 Youtube Premium을 사용했다. 풀어쓰자면 매달 14,900원의 거금을 28개월째 지불한다는 의미이다. 개인적으로 OTT나 AI 등 구독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지 않지만 Youtube Premium은 계속 결제하고 있다.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공부할 때나 작업할 때, 심지어는 게임을 하는 동안에도 Youtube에서 음악을 듣는다. 휴식 중에는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매일 아침엔 카야 토스트를 먹으면서 뉴스를 시청한다. 이렇듯 Youtube는 일상의 일부를 차지하기에 지저분한 광고는 일상의 몰입을 깨버린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를 푸는 와중에 30초짜리 광고를 스킵하려고 화면을 주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독자 여러분은 '광고를 피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는 개념에 공감할 수 있을까. 아마 10년 전엔 대부분 반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2026년에는 Youtube Premium 가입자가 1억 3천만을 넘어섰으므로, 공감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애당초 광고는 소비자의 지출을 유도하는 도구다. 하지만 최근의 온라인 광고는 소비자를 불편케하고, 1억 3천만명의 사용자가 돈을 내서라도 피하고 싶은 존재다. 이는 구글이 설계한 온라인 생태계에 중대한 결함이 생겼다는 증거로 보인다.

광고 조회수가 최고인 생태계

익숙한 이야기지만, Youtube 생태계를 한 번 더 짚어보자.

소비자는 Youtube에서 유용한 컨텐츠를 무료로 이용한다. 그 대신 광고를 시청하고 (가끔은)제품을 구매한다. 광고주들은 자사 제품/서비스를 노출시키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지불한다. 크리에이터는 양질의 컨텐츠를 제작하여 광고 시청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조회수에 기반해 수익을 정산받는다. 플랫폼 운영자인 구글은 광고 수수료를 가져간다. 광고가 Google Ads와 Adsense를 거쳐 송출되는 경우 수수료율은 약 32%다.

구글은 Youtube 뿐만 아니라, Play Store, 검색엔진에서도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한다. 이를 반영하듯, Alphabet(구글의 모회사) 매출 중 약 70%는 광고 중개로 발생하였다. 이같은 BM은 Google과 소비자, 광고주, 크리에이터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는 합리적인 생태계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 광고 시스템에는 조회수라는 큰 허점이 존재한다. 크리에이터(또는 앱개발자, 웹페이지 운영자)의 입장에서 수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지표는 조회수이지, 컨텐츠의 품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컨텐츠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는 해당 컨텐츠가 제공하는 재미나 정보가 아니라 조회수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이나 썸네일을 고르는 것은 예삿일이다. 단순히 구글 알고리즘에 '간택'되기 위한 방법론(SEO, ASO 등)은 마케팅 전략으로 포장되어 비생산적 경쟁을 부추기고 있으며, 컨텐츠 스패밍, 봇 트래픽처럼 아예 시스템의 허점을 노리는 기술도 등장했다. 그 결과 Youtube, Play Store, 웹페이지 등 모든 플랫폼에서 저품질 컨텐츠 시장이 자라났다. 이른바 '쌀먹'의 시대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광고를 광고하다

컨텐츠를 만든 다음엔 광고를 볼 사람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 온라인 광고에서 사용자의 규모와 체류 시간을 확장하려는 방법이 여럿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주 쓰이는 해결책 또한 광고다. 우선 광고로 사용자를 모으고, 모은 사용자에게 광고를 보여줘서 수익을 창출한다. 광고를 볼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광고를 집행하는 셈이다. 조회수를 노리는 사업자가 스스로 광고주를 겸하면서, 컨텐츠의 저품질화가 광고의 저품질화로 전이한 것이다.

극단적인 예시로 양산형 모바일 퍼즐게임을 살펴보자. 이 앱들은 일반 퍼즐 게임과 달리 난이도를 비합리적으로 높인다. 풀이에 실패하거나 아이템을 쓰려면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데, 그 광고로 유사한 퍼즐게임을 홍보한다. 겉보기엔 똑같이 생긴 퍼즐이지만 교묘하게 이름만 바꿔서 출시하는 케이스도 있다. 이렇게 설치된 게임은 앱 스토어 상단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본래는 재미로 경쟁해야 할 게임들이 단순히 광고를 표시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 모습이다.

양산형 퍼즐게임들은 극단적인 예시일 뿐, 광고로 수익을 내는 수많은 기업들 또한 유사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렇게 '광고용 광고'는 본질적인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사용자의 피로도를 더욱 높인다. 우리가 온라인 광고를 보면서 '흥미롭다. 구매하고 싶다'라는 욕구보다 '빨리 넘겨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드는 이유는 '광고용 광고'에 어느샌가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구글은 저품질 광고 생태계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대표적으로 Youtube Premium을 출시하며 저품질 광고를 넘기고 싶은 사용자를 오히려 수익화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가입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는 더 많은 저품질 광고에 노출되었다. 소비자들은 플랫폼 사용을 불편해하고, '광고를 위한 광고' 시장에 참여한 기업들은 극심한 마케팅 출혈경쟁에 빠졌다. 이제 구글은 양쪽 모두에게서 수익을 창출한다.

Gemini가 '쌀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쌀먹'이라는 용어는 본래 게임에서 시작되었다. 게임을 하면서 얻은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행위를 일컫는데, 실질적인 효용을 생산하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저품질 컨텐츠/광고 현상과 유사하다.

'쌀먹'의 관점에서, Gemini는 매우 전략적인 아이템이다. Gemini의 발전으로 구글의 광고 시스템에 붙은 '쌀먹' 컨텐츠 개발자들은 더욱 기세등등할 것이다. 과거에는 클릭 유도용 블로그, 자극적인 썸네일, 양산형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Gemini와 같은 생성형 AI는 이마저도 자동화할 수 있다.

이를 방증하듯 AI를 활용한 Youtube, 블로그 수익 창출에 관한 강의가 범람하고 있다. 이들 강의는 생성형 AI를 사용해 큰 노력없이도 쏠쏠한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자동화한 컨텐츠 공장이 지속 가능한 불로소득을 창출할 것이라 주장한다.

주장의 신빙성은 차치하더라도 이미 상위 검색 결과를 AI로 생성한 컨텐츠가 차지하는 일은 부지기수며, Youtube에도 AI로 생성한 영상이 늘어나고 있다. Play Store에선 '개발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앱 심사가 어려워질 정도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컨텐츠를 제작한 방법이 아니라, 결과물의 품질이다. AI로 생성한 컨텐츠라도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즐거움을 준다면 괜찮다. 하지만 여러 설문조사가 이야기하듯 AI slop은 사용자를 더욱 피로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구글은 Gemini 토큰을 판매하며 소비자와 광고주 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라는 플랫폼의 마지막 주체마저 수익화의 대상으로 삼았다. 만약 구글이 이번에도 저품질의 컨텐츠를 필터링하지 않고, 암묵적으로 승인하며 Gemini 토큰을 판매한다면 플랫폼의 신뢰도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결론: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인터넷 발전의 역사에서 온라인 광고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광고 시스템은 정보의 접근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었으며, 유용한 정보 전달에 큰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Youtube Premium의 대성공을 보자면 온라인 광고 기반 생태계가 진정 지속 가능한지, 우리의 인터넷 생활이 갈수록 불편해졌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생성형 AI는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Youtube의 대체재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경쟁자가 등장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광고가 소비자에게 피로를 주는 상황에서 생성형 AI로 저품질 컨텐츠까지 양산된다면, 소비자가 구글 플랫폼을 이전처럼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조회수를 노리는 저품질 컨텐츠와 그것을 홍보하기 위한 저품질 광고,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소모되는 생성형 AI 토큰, 불편한 광고를 피하려는 소비자의 심리는 모두 구글의 수익으로 이어졌다. 이는 재무적으로 이득이므로 주주들은 환영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과 인터넷의 황폐화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구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구글 뿐이다. 플랫폼에서 큐레이션 알고리즘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만족을 조정하는 가장 중요한 규칙이다. 컨텐츠 평가 기준, 보상 구조, 수수료 산정 방식 등 중대한 의사결정들을 재검토해야만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